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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명당자리도 경쟁력"...은행권 풍수지리 괴담
기사입력 2009-03-15 09:59 | 기사수정 2009-03-16 09:02

실생활에서도 최첨단 과학을 실감할 수 있는 21세기에도 한국 금융계에서 풍수지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특히 과거 IMF 시대를 겪으면서 주요 은행들이 문을 닫는 등 굴곡의 기간을 보낸 것이 풍수지리에 대한 은행권의 집착을 지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풍수지리 전문가가 꼽는 최고의 명당과 흉지는 어디일까.

풍수 전문가들은 은행권 최고의 명당으로 단연 신한은행 본점을 꼽는다. 인왕산으로부터 산줄기가 뻗어서 남산까지 능선이 이어지고 이 능선을 통해 마치 팔을 안고 있는 것과 같은 자리가 바로 신한은행 본점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대표적인 명당 자리로 꼽히는 신한은행 본점. 인왕산과 남산의 정기가 모이는 곳이라는 평가다.

박정해 정통풍수지리학회 이사장은 "은행권에서 자리가 가장 좋은 곳은 신한은행 본점"이라면서 "남대문이 인왕선과 남산 능선을 올라타고 있으며 신한은행이 능선이 이어진 곳에서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공동을 비롯해 팔이 안쪽으로 안아주는 형국으로 인왕산과 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기가 상당히 센 곳이라는 것이 풍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이 능선에서 빠져나오는 잔가지같은 곳이 기운이 좋은 곳으로 대표적으로 신한은행 본점이 이에 해당된다.

신한은행 본점이 조선 후기 화폐를 발행하던 전환국 자리였다는 점도 금융권 관계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돈을 굴리는 금융권에서 신한은행이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도 풍수적으로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인근은 풍수적으로 상당히 기운이 좋은 곳으로 평가된다.

지난 2004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한 뒤 광교 본점을 재건축하고 본점 이전을 검토했지만 결국 현재 자리에 남아있기로 한 것도 풍수 명당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B금융지주가 자리잡고 있는 국민은행 명동 사옥 역시 인왕산과 남산 능성이 이어지는 곳으로 은행권의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혔다. 

또 남산 기슭의 우리금융그룹 자리는 터파기 때 '황금색흙'이 나오면서 명당지로 평가됐다.

한국은행과 조선호텔 인근도 명당 중의 명당이라는 평가다. 박 이사장은 "능선이 흘러나와 산줄기가 끝나는 지점에 산의 기운이 모인다"면서 "이 지점이 바로 한국은행"이라고 말했다.

시청 역시 마찬가지여서 한국은행과 시청 등 주요 공관이 모두 서울의 풍수 명당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시대 의금부 자리였던 SC제일은행 본점으로 풍수지리학상 기운이 흉한 곳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기관이 밀집한 여의도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평가다. 섬인 여의도는 모래가 퇴적해 형성돼 산줄기의 기맥 전달이 좋지 않아 전통적인 명당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국회의사당이 있는 자리는 풍수적으로 좋지 않은 지역이다. 여의도에도 과거 산이 있었지만 국회의사당이 바로 이 산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풍수적인 관점에서 산위에 올라선 자리는 불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국회의사당 자리는 한강 물이 빠져나가는 자리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돈을 쓰기만 하는 소모적인 자리라고 풍수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63빌딩 역시 형태가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풍수적으로는 좋지 않는 평을 받고 있다. 한 풍수 전문가는 "63빌딩은 형태 자체가 그리 좋지 않다"면서 "한화그룹에서 인수한 뒤 여러가지 안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본점은 풍수지리학상 산 능선의 맥을 전달하는 기운이 없다는 평이다.

여의도 금융가 자리는 좋다는 평가다. 풍수지리적으로 물은 곧 돈을 의미하는데 현재 금융기관들이 주로 물이 몰려오는 곳인 여의도 상류에 있기 때문이다.

풍수 전문가들이 불안하게 바라보는 곳은 SC제일은행이 자리잡은 공평동 인근이다.

이 자리는 조선시대 의금부가 자리잡았던 곳으로 풍수적인 기운이 센 곳으로 꼽힌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회장은 "SC제일은행 자리는 예전 의금부였던 곳"이라면서 "원혼이 많이 머무르는 곳으로 풍수적으로는 흉지"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땅이 갖고 있는 성격을 살펴야 한다"면서 "SC제일은행 자리는 사람을 품는 곳이 아닌 내치는 곳으로 사람을 모질게 대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역시 산 능선의 맥을 전달하는 기운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과거 IMF 시절 사라지거나 합병된 은행들의 자리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안좋은 평들이 많다. 과거 조흥은행 자리는 원래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자리였지만 주변에 고층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좋은 기운을 다른  곳으로 빼앗겼다는 것. 

한국은행 건너편인 한빛은행 건물 역시 풍수 기운이 좋지 않은 곳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풍수지리는 지켜야 할 민족 전통이지만 금융권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명동 사옥은 신한은행과 함께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힌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풍수를 따져 은행 사옥 위치를 결정한다는 것은 해외에서 들으면 웃을 일"이라면서 "꼼꼼한 계산과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은행권이 풍수에 의존한다는 자체가 넌센스"라고 말했다. 

풍수지리학계에서도 은행의 흥망에 대해 풍수적으로 지나친 비약은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풍수지리 전문가는 "조흥은행과 제일은행 모두 시류와 전체적인 흐름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은행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영자들의 오판이나 권력의 압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흥은행의 경우 원래 입지는 좋았던 곳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기운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제일은행 역시 의금부 자리였지만 다른 기업이 들어올 경우 망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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