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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생가 탐방 |④효성그룹 故 조홍제 회장



◇청룡백호로 감싸진 명당 중 명당◇

“이렇게 한 동네나 마찬가지인 곳에서 나라를 대표할 만한 여러 재벌가문이 배출됐다는 것이 그냥 우연이라고 하기엔 놀랍네요.”

“그렇죠? 그래서 풍수지리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이 근방 재벌 생가 답사는 기본교재요, 전공필수와 같은 것이었죠.”

경남 의령군과 함안군 경계에는 남강이 흐르고, 그 남강의 중간에는 솥 모양으로 생긴 바위가 하나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이 바위를 ‘솥바위’라고 부른다. 차를 타고 경남 함안군 군북면의 효성 생가를 찾아가며, 박정해 한양대 사회교육원 교수는 잘 알려진 얘기라면서 ‘솥바위 전설’에 대해 말했다.

“조선 후기에 어느 도인이 이 솥바위에 앉아 놀면서 ‘앞으로 이 근방에서 나라를 크게 세우는 부자 세 명이 태어날 것이다’라는 예언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예언이 적중했는지, 우연의 일치인지 이 솥바위 인근에서 삼성의 이병철, LG 구인회, 효성 조홍제가 태어났어요.

모두 생가가 이 솥바위로부터 반경 20리 이내입니다. 즉, 의령군 정곡면 증교리에서 이병철이 태어났고, 진양군 지수면 승산마을에서 구인회가, 함안군 군북면 신창마을에서 조홍제가 태어난 것이죠.”

삼성, LG, 효성 생가가 반경 20리에

그러고 보니 일치하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삼성, 금성(LG그룹 전신), 효성 등 그룹명에 별성(星)자가 들어가 있다. 이것도 하나의 우연의 일치인지, 박 교수에게 물어보았다.

“그 얘기도 풍수지리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나온 얘기죠. 북두칠성에 두 개의 별을 더해서 구성(九星)으로 풍수지리를 해석하기도 하는데, 구성(九星) 중에서 제일성 탐랑성(貪狼星)과 제2성 거문성(巨文星) 그리고 제6성 무곡성(武曲星)은 길한 기운을 발산합니다. 그래서 삼길성(三吉星)이라 하는데 거기에서 가운데 길(吉)자를 뺀 나머지로 삼성이라 이름하였다 합니다. 효성(曉星)의 사명은 삼성보다 뛰어나고 반드시 삼성을 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풍수지리는 음양오행을 기초로 정리된 학문이다. 즉 자연이치를 정리한 것으로 자연과학이라는 것. 풍수(風水)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풍수지리의 원리는 산과 물이 기본이다. 산은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으므로 음(陰)이라 한다. 물은 흐르는 것으로 움직여 운동하므로 양(陽)이라 한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진다. 사람의 경우 음에 해당하는 여자와 양에 해당하는 남자가 서로 만나야 자식을 낳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음에 해당하는 산과 양에 해당하는 물이 서로 어울려 배합되는 곳에서 혈(穴)이 이루어진다.

사방 산들이 안아주는 포근한 자리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 위치한 효성생가는 마을의 뒤편 논밭사이에서 규모가 큰 옛 문벌 집안의 기와집들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집 앞과 뒤에는 수백 년된 나무들이 집안의 뿌리를 전해주는 듯 당당하게 서 있다. 아쉬운 것은 연락을 했음에도 관리인이 출타 중이어서 생가 내부를 볼 수 없었다는 것. 야트막한 담 너머로 훑어본 생가는 삼엄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었지만, 대문 외부로 굳게 잠긴 자물쇠는 서울 한복판도 아닌 시골임을 감안할 때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가 내부를 볼 수는 없었지만, 박 교수는 사방 산들이 안아주는 포근한 자리에 위치해 재벌이 탄생할 만한 명당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무곡 금성체 형상의 주산인 백이산에서 발맥한 용은 은룡(隱龍)으로 동네 앞의 논두렁을 타고 입수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안산(案山)은 혈에서 바라볼 때 약간 낮으면서 푸근하게 맞아들이는 형상을 하여야 한다. 반대로 안산이 험하거나 너무 높으면 안 된다는 말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회룡고조혈일 때는 안산이 높고 험해도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안산이 곧 주산으로서 조상에 해당되는 주산은 손자나 자식을 귀여워하고 예뻐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논리인 셈. 이곳 효성 생가가 위치한 곳은 백이산에서 출발한 용맥이 긴 행룡을 마치고 하나의 열매에 해당되는 혈을 맺게 되는데, 여기서 다시 자신이 온 곳 즉 백이산을 되돌아보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것이 회룡고조(回龍顧祖)이다. 따라서 안산이자 주산이 바로 백이산이 되는 것으로 안산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좌우 청룡백호도 마치 구슬을 꿰어 놓은 것처럼 둥글둥글한 무곡 금성체로 감싸고 있다.

무곡 금성체는 구성 중에서 합양복덕궁(闔陽福德宮)으로 주로 부귀를 관장하며 번창한다고 한다. 주산과 안산 그리고 청룡백호가 모두 무곡 금성체로 마치 구슬을 꿰어 놓은 듯 하다고 한다.

“전국의 이름난 부자 치고 풍수지리에 식견과 관심이 없는 집안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곳 효성 생가도 예외가 아니죠. 청룡백호로 감싸진 넓은 들판은 평탄하고 원만하여 풍수서에서 말하는 명당의 표본처럼 아름답습니다.”

◇서양도 풍수지리 열풍◇

월스트리트도 풍수지리로 책상 배치

총수 생가탐방을 진행하면서 독자들의 풍수지리에 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기사와는 다른 견해를 보인 독자와 다음 탐방 예정지가 어디냐고 묻는 독자도 있었다. 미국과 유럽, 홍콩 등에서는 지금 풍수지리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양권 정도, 그중에서도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의 전유물이 아닌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던 선입견을 지워버린 것.

미국에도 풍수지리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령 미국의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이사할 때나 묘지를 조성할 때 반드시 풍수지리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부동산업자들이 모든 상담을 진행해 놔도 풍수지리 전문가가 동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것.

또한 우리가 흔히 풍수지리하면 묘지풍수를 떠올리게 되는데 풍수지리는 묘지만이 아니고, 오히려 주택과 상가 사무실 등 우리 실생활에 훨씬 많이 응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실례로 현재 사무실의 배치와 책상배치 그리고 인테리어 등에 응용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박정해 교수는 이처럼 풍수지리가 서양에서 재평가되어 각광을 받는 반면, 우리 사회는 미신이라 업신여기는 풍조가 남아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풍수지리는 대학의 부동산학과와 인테리어학과 등에서 정규 커리큘럼으로 수업이 진행된 지 오래입니다. 앞으로는 건축학과 등의 건축설계과목에서도 풍수지리는 필수 정규과목으로 선정될 것입니다. 풍수지리는 묘자리뿐 만 아니라 오히려 인테리어 측면에서 사용가치 측면이나 활용도에서 더 높은 평가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


경남 함안 = 양혁진 기자(dwhj@ermedia.net) 사진 이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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